작년에 쌍둥이를 임신한 것을 확인하고는 이거 나 답지 않냐고 얼마나 들떠서 자랑했는지.
그런데 얼마 지나지않아서 쌍둥이 중 아가 한명이 뱃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애가 쌍둥이면 돈은 두배로 들고 사고는 네배로 치는거냐며 절망하던 신랑은 아기가 사라져버리고 훨씬 더 절망했다.
우리 아빠는 쌍둥이들 분의 이름 작명에 아명까지 다 지어놓으시고 얘는 어떤 앨까 쟤는 어떤 앨까 하며 양가가 너무 들떠했는데. 내가 너무 일찍 자랑했던걸까..
쌍둥이와 함께 살면 분명 재밌는 일들이 여기서 두배로 더 생길 것 같아서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왔는데ㅎㅎ
양가 부모님들까지 여기저기 자랑 한뒤에 생긴 일이라 뒷 수습은 되게 맘 아팠고 남은 아가마저 잘 못 될까봐 그 뒤로 어디가서 임신했단 자랑 한번 못하고 임신기간 내내 심하게 조마조마해했다.
그리고 드디어 임신 안정기!
태교로 즐겨듣던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가족 분만실에서 조명은 어둡게, 말소리는 작게, 탯줄은 5분 후에 잘라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품위있는 분만법♥을 예약해두고서 정작 이불 빨래하다 양수 터져서-- 119 구급차에 떨이로 팔고 남은 사과처럼 창백하게 질려 실려가면서 나는 직감해버렸다.
일기거리가 생길 분만이 될거라고.--
모든 임산부들이 출산보다 두려워하는 내진.
간호사를 발로 걷어차고 싶어진다는 그 내진.
이 링겔 바늘을 뜯자마자 네년에게 복수해주마 라고 이를 갈게된다는 그 내진!
간호사가 한명 와서 끔찍하게 아프게 내진하더니 끄덕끄덕 하며 자궁이 좀 뒤에 있으시단다.
우리 아빠도 아는사실을!!!;ㅁ; 건강검진 할때마다 들었는데 이 아픈 와중에 그걸 꼭 내진해서 봐야하나.
1차 내진의 충격과 고통으로 멍하게 있는데 잠시 후 다른 간호사가 와서 내진하더니 혹시 자궁이 좀 뒤에 있는거 아녠다. 몰라!!!;ㅁ;
그러케 직장 검사 받는 신경질적인 한우가 된 기분으로 뻗어있는 내게 카리스마 철철 흐르는 낯선 의사가 다가와 한번 더 내진하더니 아 자궁이 좀 뒷쪽에 있네요. 하셔따.
누가 내 자궁에 대해 이 병원 인트라넷에 공지로 올려......
그 후로 방치 돼 밤새-_- 앓게 하고 자연 진통에 실패하자 아침 일찍 촉진제를 놔줬다.
바늘을 타고 들어오는 그 싸늘하고 기분 나쁜 감촉...;ㅁ;
고통은 고통대로 받고 수술로 이어지게 만드는 저주받은 약물이란 소문을 익히 들었기 때문에 부들부들 떨며 이거 꽂자마자 진통 오나요? 하고 물었는데 간호사가, 사람에 따라 그럴수도 있고요 아닐수도 있- 까지 말하는 와중에 진통이 무슨 날벼락처럼...
즉시 숨이 안쉬어지고 심한 경련이 일기 시작함.orz
운 좋게 마침 지나가고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바로 상태 봐주시면서 손잡아주고 등문질러주고.. 그런데도 점점 내가 숨을 쉬고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되며 너무너무 춥고 점점 이승의 일은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게 아닌가.--;
아닌게아니라 내가 촉진제 꽂자마자 아기 심박이상과 함께 죽어갔기 때문에(의사가 마침 지나가고 있지 않았다면 이 병원을 다음날 뉴스에 내보낼 수 있었다) 옆 방에서 24시간째 진통하고도 수술 안시켜주는 산모님을 제치고(산모 친정 엄마가 진통 24시간짼데 왜 수술 안시켜주냐고 소리소리질러서 알게됨;)(48시간까진 괜찮다고 차갑게 쏘아붙인 간호사때문에 기억함;) 순식간에 수술실로 침대 채 이송 돼 막 여기저기 뭐 꽂히고 살벌한 소리 들려오고 의사는 인큐베이터 가져오라고 소리지르고...
숨도 못쉬고 경련으로 미친듯이 떠는 그 와중에 배에 소독약 바르는 걸 느끼자 정신이 번쩍 들어 혼신의 힘을 다해 "저 아직 마취 안됐어여!!?;ㅁ;" 하며 울어따... 아직 배 가르면 앙대...
누군가 내 얼굴에 대충 던져줬던 마스크를 제대로 씌워주자 코끼리한테 깔린듯한 엄청난 무게감과 고통을 느끼며, 역시 아직 마취 안된 것 같은데? 아악 잠깐! 아직 아프잖아! 아직 배 가르지 마! 안된다니까!! 살려줘!!! -라고 속으로 외치며 펑펑 울다 의식이 끊겼음.
그리고 수술 직후 곧바로 마취에서 깨면서 임신기간 중 겪은 고통과 진통중에 겪은 고통과 위급상황에 겪었던 생명의 위협을 모두 합친 것 같은 고통 열배가 한번에 뙇.................
그리고 그 몸상태로 또 다시 후처치를 위한 내진이 이어짐.
헐 어찌나 아픈지; 차라리 죽는게 낫지; 진짜 엉엉 울며 살려달라며 간호사 손을 붙잡았는데 매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던 분만실 간호사느님이 내 손을 따듯하게 잡아주며 이게 마지막이에요. 이거 끝나고 입원실로 가서 쉬실거에요. 하며 살살 달래주셨다.
거짓말이었다.--
침대에 실려 엘리베이터를 거쳐 햇빛이 쏟아지는 따듯한 1인실로 가서 눕혀져 안도하자마자 다른 간호사가 내진할거라며 다가오는거임...
아니라며. 안된다며. 아까 간호사님이 마지막이라고 했다고~ 이제 안한다고~ 손 붙잡고 울며 안놔줬더니 너무 쉽게 쏙 빼며 "아래층에선 마지막이라고요." 라고 하면서 내진해따...
수액에 무통에 밤낮으로 주사를 여섯방씩 맞고도 아주 죽어라고 아픈데, 밤새 친정엄마마냥 옆에서 (자면서)지켜주고 (자다가)챙겨준 내남자가 순진한 얼굴로 자기는 출산한것도 아닌데 아프냐고 묻길래 링거병으로 후려칠뻔함.
내가 출산 안하고 횡분열무성생식을 했나! 배만가르면 애가 나오나!? 내가 플라나리아인가!!!!!?
일단 신랑은 접어두고.(물리적으로도 접고싶따) 2.6kg의 아주아주 조그만 아가와 만났다.
1g만 부족했어도 인큐베이터 들어갈뻔했다.ㅠㅠ
그리고... 신생아때는 다 그렇대서 각오는 했지만... 진짜 요만큼도 안 예뻐서 매우 놀랐음ㅋㅋㅋㅋ 심지어 귀엽지도 않타ㅋㅋㅋㅋㅋㅋ 내가 아기사진 전문 스튜디오 광고나 디지털 카메라 광고 아가들의 영향으로 헛된 꿈을 꿨던거임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떡두꺼비를 낳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간호사가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다 엄마 냄새나지? 하면서 내 가슴에 대주는데 아기가 새끼새처럼 조그만 입을 벌리고 가슴에 얼굴을 부비자 그제서야 가슴이 턱 막히면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쏟아졌다.
신생아실 간호사가 이 아가는 불편해도 보채지 않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지 않으니; 잘 보라던걸 받아들고 퇴원했는데 아뿔싸... 배고프면 날 뜯어먹을 기세로 울잖아. 거기다 쪼그만게 엄청나게 먹는다.

배고프면 3단 부스터로 울어제끼는 내 새끼.
신랑이 자꾸 애기한테 코처박고 짐승처럼 킁킁거려서 애가 깜짝깜짝 놀라길래 애 스트레스 받게 왜 그러냐고했더니 야생에서 육식짐승에게 노려지는 설정에 노출시켜 애를 예민하고 강하게 키우겠단다.
얼른 나아서 저 짐승을 사냥해야지...
어떤 일상 l 2012/03/03 21:23
그런데 얼마 지나지않아서 쌍둥이 중 아가 한명이 뱃속에서 사라져버렸다.
애가 쌍둥이면 돈은 두배로 들고 사고는 네배로 치는거냐며 절망하던 신랑은 아기가 사라져버리고 훨씬 더 절망했다.
우리 아빠는 쌍둥이들 분의 이름 작명에 아명까지 다 지어놓으시고 얘는 어떤 앨까 쟤는 어떤 앨까 하며 양가가 너무 들떠했는데. 내가 너무 일찍 자랑했던걸까..
쌍둥이와 함께 살면 분명 재밌는 일들이 여기서 두배로 더 생길 것 같아서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왔는데ㅎㅎ
양가 부모님들까지 여기저기 자랑 한뒤에 생긴 일이라 뒷 수습은 되게 맘 아팠고 남은 아가마저 잘 못 될까봐 그 뒤로 어디가서 임신했단 자랑 한번 못하고 임신기간 내내 심하게 조마조마해했다.
그리고 드디어 임신 안정기!
태교로 즐겨듣던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가족 분만실에서 조명은 어둡게, 말소리는 작게, 탯줄은 5분 후에 잘라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품위있는 분만법♥을 예약해두고서 정작 이불 빨래하다 양수 터져서-- 119 구급차에 떨이로 팔고 남은 사과처럼 창백하게 질려 실려가면서 나는 직감해버렸다.
일기거리가 생길 분만이 될거라고.--
모든 임산부들이 출산보다 두려워하는 내진.
간호사를 발로 걷어차고 싶어진다는 그 내진.
이 링겔 바늘을 뜯자마자 네년에게 복수해주마 라고 이를 갈게된다는 그 내진!
간호사가 한명 와서 끔찍하게 아프게 내진하더니 끄덕끄덕 하며 자궁이 좀 뒤에 있으시단다.
우리 아빠도 아는사실을!!!;ㅁ; 건강검진 할때마다 들었는데 이 아픈 와중에 그걸 꼭 내진해서 봐야하나.
1차 내진의 충격과 고통으로 멍하게 있는데 잠시 후 다른 간호사가 와서 내진하더니 혹시 자궁이 좀 뒤에 있는거 아녠다. 몰라!!!;ㅁ;
그러케 직장 검사 받는 신경질적인 한우가 된 기분으로 뻗어있는 내게 카리스마 철철 흐르는 낯선 의사가 다가와 한번 더 내진하더니 아 자궁이 좀 뒷쪽에 있네요. 하셔따.
누가 내 자궁에 대해 이 병원 인트라넷에 공지로 올려......
그 후로 방치 돼 밤새-_- 앓게 하고 자연 진통에 실패하자 아침 일찍 촉진제를 놔줬다.
바늘을 타고 들어오는 그 싸늘하고 기분 나쁜 감촉...;ㅁ;
고통은 고통대로 받고 수술로 이어지게 만드는 저주받은 약물이란 소문을 익히 들었기 때문에 부들부들 떨며 이거 꽂자마자 진통 오나요? 하고 물었는데 간호사가, 사람에 따라 그럴수도 있고요 아닐수도 있- 까지 말하는 와중에 진통이 무슨 날벼락처럼...
즉시 숨이 안쉬어지고 심한 경련이 일기 시작함.orz
운 좋게 마침 지나가고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루루 들어오더니 바로 상태 봐주시면서 손잡아주고 등문질러주고.. 그런데도 점점 내가 숨을 쉬고있는지 아닌지 알 수 없게 되며 너무너무 춥고 점점 이승의 일은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게 아닌가.--;
아닌게아니라 내가 촉진제 꽂자마자 아기 심박이상과 함께 죽어갔기 때문에(의사가 마침 지나가고 있지 않았다면 이 병원을 다음날 뉴스에 내보낼 수 있었다) 옆 방에서 24시간째 진통하고도 수술 안시켜주는 산모님을 제치고(산모 친정 엄마가 진통 24시간짼데 왜 수술 안시켜주냐고 소리소리질러서 알게됨;)(48시간까진 괜찮다고 차갑게 쏘아붙인 간호사때문에 기억함;) 순식간에 수술실로 침대 채 이송 돼 막 여기저기 뭐 꽂히고 살벌한 소리 들려오고 의사는 인큐베이터 가져오라고 소리지르고...
숨도 못쉬고 경련으로 미친듯이 떠는 그 와중에 배에 소독약 바르는 걸 느끼자 정신이 번쩍 들어 혼신의 힘을 다해 "저 아직 마취 안됐어여!!?;ㅁ;" 하며 울어따... 아직 배 가르면 앙대...
누군가 내 얼굴에 대충 던져줬던 마스크를 제대로 씌워주자 코끼리한테 깔린듯한 엄청난 무게감과 고통을 느끼며, 역시 아직 마취 안된 것 같은데? 아악 잠깐! 아직 아프잖아! 아직 배 가르지 마! 안된다니까!! 살려줘!!! -라고 속으로 외치며 펑펑 울다 의식이 끊겼음.
그리고 수술 직후 곧바로 마취에서 깨면서 임신기간 중 겪은 고통과 진통중에 겪은 고통과 위급상황에 겪었던 생명의 위협을 모두 합친 것 같은 고통 열배가 한번에 뙇.................
그리고 그 몸상태로 또 다시 후처치를 위한 내진이 이어짐.
헐 어찌나 아픈지; 차라리 죽는게 낫지; 진짜 엉엉 울며 살려달라며 간호사 손을 붙잡았는데 매정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럽다던 분만실 간호사느님이 내 손을 따듯하게 잡아주며 이게 마지막이에요. 이거 끝나고 입원실로 가서 쉬실거에요. 하며 살살 달래주셨다.
거짓말이었다.--
침대에 실려 엘리베이터를 거쳐 햇빛이 쏟아지는 따듯한 1인실로 가서 눕혀져 안도하자마자 다른 간호사가 내진할거라며 다가오는거임...
아니라며. 안된다며. 아까 간호사님이 마지막이라고 했다고~ 이제 안한다고~ 손 붙잡고 울며 안놔줬더니 너무 쉽게 쏙 빼며 "아래층에선 마지막이라고요." 라고 하면서 내진해따...
수액에 무통에 밤낮으로 주사를 여섯방씩 맞고도 아주 죽어라고 아픈데, 밤새 친정엄마마냥 옆에서 (자면서)지켜주고 (자다가)챙겨준 내남자가 순진한 얼굴로 자기는 출산한것도 아닌데 아프냐고 묻길래 링거병으로 후려칠뻔함.
내가 출산 안하고 횡분열무성생식을 했나! 배만가르면 애가 나오나!? 내가 플라나리아인가!!!!!?
일단 신랑은 접어두고.(물리적으로도 접고싶따) 2.6kg의 아주아주 조그만 아가와 만났다.
1g만 부족했어도 인큐베이터 들어갈뻔했다.ㅠㅠ
그리고... 신생아때는 다 그렇대서 각오는 했지만... 진짜 요만큼도 안 예뻐서 매우 놀랐음ㅋㅋㅋㅋ 심지어 귀엽지도 않타ㅋㅋㅋㅋㅋㅋ 내가 아기사진 전문 스튜디오 광고나 디지털 카메라 광고 아가들의 영향으로 헛된 꿈을 꿨던거임ㅋㅋㅋㅋㅋㅋ 나는 그냥 떡두꺼비를 낳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간호사가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다 엄마 냄새나지? 하면서 내 가슴에 대주는데 아기가 새끼새처럼 조그만 입을 벌리고 가슴에 얼굴을 부비자 그제서야 가슴이 턱 막히면서 너무 좋아서 눈물이 쏟아졌다.
신생아실 간호사가 이 아가는 불편해도 보채지 않고 기저귀가 젖어도 울지 않으니; 잘 보라던걸 받아들고 퇴원했는데 아뿔싸... 배고프면 날 뜯어먹을 기세로 울잖아. 거기다 쪼그만게 엄청나게 먹는다.
배고프면 3단 부스터로 울어제끼는 내 새끼.
신랑이 자꾸 애기한테 코처박고 짐승처럼 킁킁거려서 애가 깜짝깜짝 놀라길래 애 스트레스 받게 왜 그러냐고했더니 야생에서 육식짐승에게 노려지는 설정에 노출시켜 애를 예민하고 강하게 키우겠단다.
얼른 나아서 저 짐승을 사냥해야지...
